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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기문화상

2018년도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서강민주동우회에서 제안하여 5월 의기제에서 처음으로 시도되었습니다. 2019년도에 김의기기념사업회가 출범하여 계승하여 제2회 김의기문화상을 선정하여 시, 수필, UCC동영상분야에서 시상하였습니다. 대상도 시대에 맞춰 다양화하고 규모도 사업회의 성장에 맞춰서 확대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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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회 김의기문화상 장려상 수상 작품-투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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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20-11-27 17:20 조회1,5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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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꽃


김이삭


지금도 절벽에 서 있는데

저 아래 물은 계속 차오른다

진실과 사실을 구분치 않는 세상에서

귀뚜라미 소리마저 잠잠해지는 시간

발밑까지 기어오른 물은

뛰어내릴 용기도 소용없게 만든다

 

뒷걸음질도 허락받지 못한 인지라

몸을 옭매는 악몽에 움츠려

촘촘히 담고 있던 별빛이 뒤엉킨다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내쫓기는 세월

무심하게 건네는 시선도 별을 비춰야 할 꽃을 굽힌다

쓸쓸한 축복의 날도 도망치는 나날

새롭게 돋아나는 꽃잎을 나는 꺾어야만 한다

 

못난 이들이 더 못난 이를 찾아 안으려는 품

생각을 나눈 동무와 그린 따스한 미래

너도나도 쓰라렸던 염증과 맞서 싸우고자

외쳤던 단단한 단어들의 합성

선명했던 동포들의 고함마저 이 순간 사그라든다

 

끝없는 고요 아래 떠오르는 성찰

남겨진 채 울고 있을 가족, 친우, 동포가

두고 가는 사람 없이 주위를 살필 수 있기를

현실을 바꾸고자 연대하는 사람들의 말소리에

끝내 환희에 찬 노래가 담길 수 있기를

언젠가 기록될 역사의 중요한 선택에서

자랑스럽고 떳떳한 나라를 물려줄 수 있기를

 

가을을 알려주는 전령 소리에

마음을 놓아버린 잠시

애처로운 투구꽃 한 송이

그리움과 함께 떨어진 내 투구꽃 한 송이

최후의 생기가 감도는 순간에

어떤 꿈을 회상하였을지 모르겠으나

시대에 바친 목숨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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