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_제1회의기문화제(장려상)_시_송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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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8-05-15 13:21 조회1,28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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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봄뜻]
바람이 사방에서 불어옵니다
파란 하늘에 뭉실뭉실 구름이 떠옵니다
동포여, 이제는 5월이면 흰 꽃은 다 집니다
그 아래 붉은 꽃과 푸른 잎이 피는 것이 꼭
따가운 햇살이 흰 꽃을 태워 물들이는 모양입니다
동포여 세상은 아직 고단합니다
결과에 맞추어 생각을 구부리고
술 한 잔에 인생을 담아 노래합니다
좁은 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스스로를 힘껏 움켜 작게 만듭니다
거리에는 행복보다 좌절이 낭자합니다
자유의 적은 더 이상 밖에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동포여 우리는 아직 싸우고 있습니다
양복쯤은 매일 사고 갈아입는,
사물사물 자신 좀먹는 도둑 같은 마음
아랑곳 않는 이들에 저항합니다
스물아홉 장의 지폐가 흩날리고
진실이 가라앉는 가운데
손마다 작은 촛불을 쥐고 목을 터뜨립니다
억울한 죽음 슬퍼 않게 해 달라 외칩니다
그러나 동포여, 곤한 우리는 사실
그 때 스러진 울음들을 다 알지 못합니다
거리를 가득 채우던 피맺힌 영혼들이
덩그러니 남기고 간 신발의 색 모릅니다
총이 솜은 뚫지 못한다며
벽이고 창문이고 이불을 했던
그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 모릅니다
자유에 목말라 뜨거운 의기를 끼얹던
그네들의 쓰린 눈물 맛 모릅니다
그래서 동포여, 우리는 기억합니다
눈이 멀고 귀가 먹은 이들을 위해
들끓는 말을 뿌리고 땅을 뚫고자 했던
거룩한 넋을 기억합니다
모든 두려움과 사랑을 혁명에 싸서 들고
일어나라 일갈하며 허공에 내딛었던
그 발자국을 기억합니다
동포여, 우리는 잊지 않습니다
곱게 들인 봉숭아물은 점점 엷어지고
눈길은 흐르듯 스쳐지나가지만
우리는 피가 스며든 자유를 디디고 섰습니다
이따금씩 모두가 마음을 모을 때
바닥이 흥건해지는 것을 보니
잊힌다기보다,
마음 속 더 깊숙이 들어간다는 말이 더 맞지 싶습니다
짧아지고 있는 봄이라도
이것이 모두의 봄이 될 때까지
우리는 잡은 손을 놓지 않습니다
처근처근 차오는 땀 말려주려는 듯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합니다
송소민 (2018. 사회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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