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김의기문화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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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20-11-27 17:33 조회1,56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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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회 김의기문화상 심사평
코로나19 사태라는 예기치 않은 비상 상황에도 적잖은 학우들이 김의기문화상에 응모해줬다. 특히 올해는 김의기 열사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알리고 산화한 지 40주년 되는 뜻깊은 해다. 스물 두 해 짧고도 뜨거웠던 그의 삶이 정화진 작가에 의해 소설 ‘의기’로 재현된 해이기도 하다. 응모작들을 읽는 내내 40년 전 김의기 열사가 가졌던 민주주의와 민중을 위한 뜨거운 사랑이 후학들의 작품 안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응모작 중에서는 무엇보다 시 작품들이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해온 학우와 김수환 학우, 김이삭 학우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빼어났다. 이해온 학우의 ‘고놈’은 농활 등의 활동을 통해 만났을 법 한 할머니를 화자로 등장시켰다. 그의 작품에서 눈에 띄는 점은 구성진 남도 사투리의 탁월한 활용이다. 농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열사의 활동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그릇이 되고 있다는 게 무엇보다 돋보였다. ‘오메’, ‘아따’ 등 의성어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고놈’ 등의 단어는 의미를 전달하는 수단인 동시에 시라는 장르가 지녀야 할 리듬감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고놈’을 우수상으로 선정하는 이유다. ‘그대는 물이었다’ 역시 ‘물’이 기존의 문학 작품에서 생명력과 포용성의 상징으로 흔하게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자연스럽게 읽힌다는 게 장점으로 여겨진다.
김수환 학우의 ‘철의 피’도 ‘고놈’과 더불어 우수상을 놓고 고민했다. 철과 피라는 상반된 대상을 통해 우리의 삶이 고통의 연속일지라도 연대해야 한다는 점을 생생한 시어로 탁월하게 재현하고 있다. ‘물방울꽃’과 ‘투구꽃’ 역시 공히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작품으로 읽힌다. 작가가 짧지 않은 기간 시작(詩作)에 전념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모두 앞으로의 작품이 기대된다. 장려상으로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
또 다른 장려상으로 박수진 학우의 서평, 소설, 의기를 통해 돌아본, 한 번뿐인 젊음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수상작으로 정했다. 문예 평론이라는 쉽지 않은 부문임에도, 적절한 인용에 평자의 진솔한 생각을 더하여 독자가 비교적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다. 무엇보다 서평이 독자가 책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 이 서평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또래의 청년들이 의기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길잡이가 되기에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건승을 바란다.
제 3회 김의기문화상 심사위원 이두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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